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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34세 캡틴이 빠진 사이…김도영이 3번타자로 매력 발산하고 싶은 ‘그런 날 있잖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건 좀, 아직 더 지켜봐야죠.” KIA 김도영(20)이 3번 타자를 처음 맡은 건 5일 광주 한화전이었다. 이후 리드오프를 맡은 11일 부산 롯데전과 2번 타자로 나간 13일 부산 롯데전을 제외하면 줄곧 3번 타자로 나선다. 김종국 감독의 위의 코멘트는, 김도영이 3번으로 막 나가기 시작한 시기였다. ‘3번 타자’ 김도영의 성적은 좋지 않다. 30타수 7안타 타율 0.233 7타점이다. 타율 0.346 1타점의 1번, 타율 0.326 2홈런 12타점의 2번 타순과 차이가 크다, 단, 표본이 적다. 김도영이 3번 타순에서 안 좋은 건 3번 타자가 어울리지 않다고 보는 것보다, 그냥 최근 타격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런 것이라고 봐야 한다. 실제 김도영은 최근 10경기서 42타수 10안타 타율 0.238 8타점 7득점으로 주춤하다. 5일 광주 한화전을 마치고 잠시 만났을 때 “타격 컨디션이 안 좋다”라고 했다.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봐야 한다. 단순히 한~두 타석의 결과를 떠나 좋았던 리듬, 밸런스가 흐트러진 건 본인이 가장 잘 안다. 6월 타율 0.318, 7월 타율 0.308로 워낙 좋았다. 타율 0.286 10타점의 8월도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 근래 들어 안 좋은 건 사실인데, 그래도 지난 10경기 중 무안타는 단 2경기였다. 16~18일 키움과의 3연전서 15타수 3안타였으나 타점은 4개를 챙겼다. 어떻게 보면 중심타선에 들어간 타자로서 최소한의 역할은 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김도영에게 가장 어울리는 타순은 1~2번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꼭 그렇지도 않다. 김도영이 컨택 능력이 좋고 발이 빨라 전형적 교타자라고 생각하기 좋지만, 연차 대비 파워가 상당하다. 이미 11개의 2루타를 때렸다. 고교 시절에도 컨택과 장타력을 겸비한 중거리포였다. 어쩌면 KIA는 김선빈 공백기에 김도영의 잠재력, 롤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김선빈이 있었다면 김도영이 3번으로 나가긴 어려운 게 당장의 현실이다. 김선빈이 이탈한 뒤 2루에 수비형 내야수 최정용, 홍종표 등이 들어가면서 주로 9번에 배치된다. 때문에 9~1~2 트리블세터가 위치를 1~3번으로 변경했다. 자연스럽게 나성범과 최형우, 소크라테스가 3~5번에서 4~6번으로 한 계단씩 내려간 상태다. 김선빈이 돌아오면 김도영은 2번으로 돌아갈 것이다. 앞으로 몇 년간 김도영은 1~2번에 들어가는 날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그러나 최형우가 현역 끝물이다. 나성범도 30대 중반이다. 미래의 중심타선을 감안할 때, 김도영이 옵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김도영의 3할-30홈런-30도루가 가능하다고 전망한 상태다. 이런 타자가 1~2번에도 어울리지만, 3번이나 5번을 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가능성이 무한한 김도영의 역할을 인위적으로 제한할 이유는 전혀 없다. 타격 컨디션이 좋을 때 김도영이 3번 타자로 뛰면 KIA 득점력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궁금하다. 김진성 기자  [email protected] -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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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대표팀 유력 후보' 삼성 공격 첨병 김현준

"매 경기 5타수 5안타를 치는 게 목표입니다." 당찬 포부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3년 차 외야수 김현준(21)이 타석에 들어설 때의 마음가짐이다. 애매한 공을 지켜보다 아웃되는 것보다는 잘 못 쳐 아웃되는 게 낫다는 것이 김현준의 생각이다. 삼성은 2023시즌 전반기 최하위로 추락했다. 후반기 들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데는 김현준의 활약도 한몫하고 있다. 타석에선 적극적이고 수비도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9월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노린다. 하지만 대표팀의 핵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불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러 선수가 이정후의 공백을 메울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김현준도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이미 삼성에서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는 투수 원태인과 내야수 김지찬. KBO리그 팀별로 최대 3명까지 선발할 수 있어 삼성에서 1명 더 추가 발탁될 수 있다. 이정후가 외야수라는 점에서 김현준 카드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배정대(KT 위즈), 윤동희, 김민석(이상 롯데 자이언츠) 등이 경쟁자다. 김현준은 9일 오전 현재 타율 0.313, 24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안타는 77개. 어느새 타선에선 공격의 물꼬를 트는 1번 타자로 고정됐다. 뜨거워진 방망이를 앞세워 구자욱, 류지혁, 이재현 등과 함께 삼성 타선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타석에서 김현준은 상당히 공격적이다. 그는 "어떤 공이든 칠 수 있다, 치겠다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선다"며 "출루율보다 안타를 더 많이 때리는 데 신경을 쓴다. 어떻게든 치고 나가겠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삼성에서 주전 중견수로 출전 중인데 수비 솜씨 또한 눈에 띈다. 타구 판단이 빨라 어려워 보이는 타구를 쉽게 잡는다. 앞으로 몸을 던져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모습도 일품. 이미 여러 차례 그런 모습을 보여줘 팀을 위기에서 구하고 팬들을 흥분시켰다. 자신감이 쌓이면서 김현준이 더욱 여유롭고 안정적으로 수비하고 있다는 게 박진만 삼성 감독의 설명. 김현준은 "필요하다 싶으면 과감하게 몸을 던진다. 실수해 욕을 먹더라도 후회 없이 날고 욕을 먹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잘 하고 있어 김현준의 주가도 더 높아졌다. 김현준 자신은 '이정후 선배만큼 위협적인 타자가 아니다', '비교하면 아직 새발의 피'라고 한다. 대표팀에 가고 싶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팀 안팎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후하다. 박진만 감독도 김현준이 아시안게임이 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박 감독은 "김현준이 아시안게임이 나간다는 게 팀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다"면서도 "미래를 생각하면 태극마크를 다는 게 좋은 일이다. 큰 대회를 경험하면 한층 더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 기자 [email protected] 매일신문   입력 2023-08-09 14:50:00 수정 2023-08-10 00: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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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루율 1위’ LG 홍창기 “많이 나가는 것도 좋지만, 들어오는 게 더 좋아”

“득점을 더 많이 하면 이겼다고 할 수 있죠.” LG 트윈스 외야수 홍창기(30)가 2년 만에 다시 날개를 활짝 폈다. 7일까지 올 시즌 93경기에서 타율 0.330, 46타점, 72득점, 출루율 0.450의 기록으로 2021년 자신의 최고 성적을 뛰어넘을 기세다. 2년 전에는 타율 0.328, 52타점, 103득점, 출루율 0.456의 성적을 남겼다. 홍창기에게 올해 반등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무난했지만, 2021시즌에 비해선 분명 부족했던 2022시즌(타율 0.286·51타점·76득점·출루율 0.390)이다. ‘반짝 선수’란 타이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이를 악물었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백업을 시켜야 한다’는 등 여러 얘기를 들었다.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올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좋은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창기는 “성적 페이스는 2021시즌과 비슷하다. 다만 개인적 느낌은 올해가 조금 더 좋다. 타석에 서는 느낌이 2021시즌보단 분명 더 좋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 스타일에 변화를 주진 않았다. 다만 2022년 안 좋았던 모습을 바꿔가면서 좋았을 때의 연습을 반복하다 보니 올해 좋은 모습이 나오고 있다. 작년에는 부상은 물론 조급한 것도 솔직히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만큼 홍창기에게 2021시즌은 강렬한 임팩트로 남아있다. 특히 109개의 볼넷을 얻어내 LG 구단 최초로 단일시즌 100볼넷 고지를 밟은 것은 그에게도 ‘역대급’ 활약이었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기록이다. 거의 매 경기 볼넷을 골라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 아닌가.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지만, 올해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홍창기는 올해 출루율은 물론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에서도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 기록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 성적의 일부일 뿐이다. 그는 “기록을 잘 안 보려고 한다. 보다보면 분명 의식하게 된다. 출루율과 WAR 등 모든 기록을 굳이 찾아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기록을 신경 쓰지 않는 그에게도 특별하게 여겨지는 기록은 하나 있다. 바로 득점이다. 홍창기는 “올해는 2021년보다 더 많은 득점을 올렸으면 좋겠다. 출루를 통해 나가는 것도 좋지만, 많이 (홈으로) 들어와야 더 좋은 것 아니겠나. 득점이 많을수록 팀이 이길 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우리 팀에는 내 뒤로 갈수록 좋은 타자들이 많다. 내가 누상에 나가기만 하면 잘 해결해줄 것이라 믿는다. 2021년보다 득점만 더 많이 해도 당시 내 성적을 뛰어넘은 것이라고 보겠다”며 ‘팀 퍼스트’를 강조했다. 장은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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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득타율 ‘0.714’, SSG 최준우가 ‘삼세번’ 만에 이룬 결실…“부족한 부분 알기에 낙심하지 않았다”

SSG의 내야수 최준우(24)는 지난주(20~25일) 리그에서 가장 뜨거웠던 타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이 기간 7번의 득점권 기회에서 안타를 5개나 때려 0.714의 높은 득점권 타율을 기록했다. 1군과 2군을 오가던 최준우가 ‘삼세번’ 만에 이룬 결실이다. 최준우는 2018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35순위)로 SK(SSG 전신)에 입단했다. 프로 3년 차인 2020시즌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6을 기록한 뒤 이듬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그는 상무에서 자신의 강점인 공격 능력을 한층 더 날카롭게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상무 소속으로 출전한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49에 0.476의 높은 장타율을 기록했고, 그해 전역 후 팀에 합류해 시즌 막바지 1군 출장 기회도 얻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한 2023시즌, 최준우의 출발은 다시 2군이었다. 주 포지션인 2루수 자리에는 이미 베테랑 최주환과 김성현이 있었다. 최준우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 등 변수가 생겨 1군에 내야 자원이 필요할 때 드문드문 부름을 받았다. 그렇게 지난 14일 이번 시즌 세 번째로 1군에 등록됐다. 콜업 당일 KT전에 8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준우는 3타수 2안타를 날려 그간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한 경기 ‘반짝’한 활약이 아니었다. 최준우는 1군 복귀 이후 출전한 10경기에서 타율 0.414, OPS(출루율+장타율) 0.900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스스로 아쉬움을 느꼈던 수비에서도 향상된 모습을 보인다. 김원형 SSG 감독은 최준우에 대해 “(최)주환이의 뒤꿈치 부상 여파로 (최)준우를 기용 중인데, 지금 모습은 주전인 선수들에게 경쟁 상대가 나타났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주전들도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팀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최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최준우는 “처음에는 1군과 2군을 계속 왔다 갔다 하니까 힘든 것도 있었는데, 내려갈 때마다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알고 내려갔기 때문에 낙심하지 않았다”며 “최근에 내려갔을 때는 수비적으로 부족하다고 느껴 수비 운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심리적 압박감을 내려놓은 것도 그에게 도움이 됐다. 최준우는 “상무에 있을 때 잘해서 팀에 합류해 어떻게 해야겠다는 구상이 구체적으로 있었다”면서도 “그게 마음처럼 안되니까 힘들었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서 2군에서 코치님들과 운동에만 집중했다”고 했다. 출처 : 스포츠 경양 배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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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로 성장한 원태인, 그 배경과 조언

이제는 유망주에서 삼성이 아닌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한 원태인. (사진=삼성 제공) 2021년 10월 31일은 KBO리그 역사에 남을 하루였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KT와의 시즌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이 열렸다. 단일리그 최초의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인 만큼 팬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입장권 1만2천244장이 단 9분 만에 모두 팔렸을 정도다. 그 경기에서 KT는 쿠에바스의 투혼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1위 결정전다운 팽팽한 승부가 이어진 것은 양 팀 선발 투수의 호투였다. 승자인 KT 선발 쿠에바스가 이날의 주연이었다면 삼성 선발 원태인은 주역이자 조역이었다. 경기 전에는 3년 차 신예이며 이해 첫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원태인이 단판 승부의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을 품는 이도 적지 않았다. 큰 경기의 부담감을 이겨내며 펼친 호투. 돌이켜보면 원태인은 경북고 시절에도 특별함이 있었다. 고교 3학년 때 맞이한 첫 대회 황금사자기 32강전 영문고와의 경기. 5회 무사 1,3루 위기 상황에서 구원 등판한 그는 5이닝을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을 막아냈다. 완벽한 투구 내용 이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5이닝 동안 60구를 던지며 투수가 보여줘야 할 모든 능력을 집약해서 보여준 데 있었다. 151km/h의 빠른 공과 함께 슬라이더도 136km/h를 던지며 ‘구속’과 변화구 구사 능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견제로 1루 주자를 잡아낸 데 이어 8회 무사 1루에서는 번트 타구를 잡아 1-6-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시켰다. 견제와 수비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당시 KIA 스카우트 팀장이었던 김지훈 두산 배터리 코치는 “정말 대단하다. 스카우트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수가 보여줘야 할 모든 것을 보여줬다는 것은 ‘스타성’이 있다는 것이다”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Tension 긴장 큰 무대에서 강한 빅게임 피처. 어릴 때부터 원태인을 지켜본 손찬익 OSEN 기자는 “팬들이 주목하는, 그만큼 부담감이 큰 경기일수록 더 힘을 발휘하는 투수”라고 밝힌다. 원태인 본인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큰 경기에 약하거나 위축되는 선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저는 그런 경기를 즐기는 유형이에요. 고교 때부터 큰 경기나 위기 상황을 즐겨왔던 게 프로에서도 그런 부담감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경기를 즐긴다. 흔히 듣고 쓰는 말이지만 오해하기 쉬운 야구계 표현이기도 하다. 경기를 즐긴다는 것을 긴장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이가 적지 않다. 그러나 필드에서 긴장의 끈을 놓는 선수는 없다. 야구와 다른 스포츠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긴장과 이완의 연속이라는 점에 있다. 투수가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포수를 비롯한 모든 야수는 긴장에 빠져든다. 어디로 공이 날아올지 모르기에. 이것은 그 공에 대응해야 하는 타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긴장감은 그 플레이가 끝남과 동시에,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투수가 공을 던지려고 하면 긴장의 세계에 빠져든다. 야구에는 끝없는 긴장과 이완, 그에 따른 부담감이 있다. 반면, 농구나 축구 등은 끊임없는 긴장 속에 플레이를 펼친다. 잠깐의 이완도 없이 경기 내내 태풍이 몰아친다. 야구 이외의 스포츠에서는 정신적인 부담감을 느낄 틈도 없이(물론, 결정적인 장면에서 느끼는 부담감은 있지만, 야구에 비할 바는 아니다), 반복된 연습 속에서 몸에 익은 플레이를 그대로 재현하는 게 중요하다. “평소 경기에서도 자기 능력을 십분 발휘하려고 하지만 큰 무대일수록 아드레날린이 좀 더 분비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힘을 더 발휘하는 것 같아요. 경기를 즐긴다고 해서 그런 큰 경기를 긴장 없이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겠어요. 표현을 ‘경기를 즐긴다’라고 할 뿐이지, 긴장할 수밖에 없죠. 다만 저도 모르게 좀 더 흥분하게 되고, 긴장감도 배가되다 보니까 몸에 힘도 더 나고. 그런 것을 즐긴다고 표현하는 거죠.” Growth 성장 재작년(2020년)까지 프로에서 원태인의 활약은 젊은 투수 가운데 돋보이지만 확실한 팀의 주축 투수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재작년에는 전반기에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후반기에 8경기 연속으로 패배하며 아쉬운 모습도 나타냈다. 작년에 크게 성장한 데는 데뷔 첫해부터 재작년까지 2년 연속 후반기에 부진하면서도 시즌을 완주한 경험이 밑바탕에 있다. “선발 투수에게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뛰어본다는 게 큰 경험이 돼요. 특히 재작년 후반기에는 8연패를 당했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퓨처스로 한 번도 내리지 않고 끝까지 기회를 주고 믿음을 주신 허삼영 감독님과 정현욱 투수코치님이 계셨으니까, 제가 작년에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같아요.” 시즌 중에 부진에 빠진 선수에게 팬들은 가차 없는 평가를 내린다. “성적도 나쁜 데 왜 자꾸 기용하느냐”, “퓨처스에 내리고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낫다” 등등. 그러나 선수 성장에 있어 ‘세금’은 피할 수 없다. 실패의 경험을 통해 선수는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깨닫게 되고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게 된다. 원태인 역시 마찬가지다. “제가 크게 부진했을 때 퓨처스에 내려가서 고민의 늪에 빠지고 실패에 대해 자책하며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스스로 줬다면 작년과 같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계속해서 KBO리그에서 뛰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하면서 많은 시도를 통해 느낀 게 있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원태인의 성장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베테랑 포수 강민호다. 손찬익 OSEN 기자에 따르면 “원태인은 평소 (강)민호 형처럼 좋은 포수를 만난 건 내게 큰 행운”이라며 고마움을 나타낸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볼 배합을 투수가 주도권을 쥐지만 일본과 한국에서는 포수가 주도한다. 그러다 보니까 경기 상황이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전적으로 볼 배합을 포수에게 맡기는 투수도 적지 않다. 과거, 김원형 SSG 감독이 투수 코치 시절에 “볼 배합을 포수가 하더라도, 투수도 생각 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 예를 들어 같은 슬라이더라도 볼 카운트에 따라 포수가 그리는 궤적과 속도 등은 다르다. 결정구일 때는 원바운드 볼이 되더라도 강하게 던져야 한다. 반면, 스트라이크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다소 변화 등은 밋밋하더라도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공을 경기 흐름에 따라서는 초구부터 결정구와 같은 공이 요구될 때도 있다. 그런 상황과 흐름을 읽는 눈이 투수에게도 필요하고, 그것이 배터리의 호흡이다. “(강)민호 형이랑 함께 워낙 많이 했으니까, 이번에 이 사인 나올 타이밍인데라고 생각하면 80% 정도는 들어맞는 것 같아요. 20%는 제 생각과는 다른 데 거기에 따라가려고 노력합니다. 민호 형이 은퇴하고 나면 제가 볼 배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아마추어 때부터 제가 볼 배합을 다 해온 것도 있어서 볼 배합에 대한 관심도 많고 타자와의 수싸움도 좋아해서 민호 형에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 Role-Model 우상 원태인의 롤모델은 “마에다 겐타”라고 한다. “체격 조건이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닌데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투구를 하는 걸 보고 저한테 도움도 많이 된 것 같아요. 저는 투구하면서 많이 무너지는 유형이거든요. 마에다를 비롯해 모든 좋은 투수가 그렇지만 중심축이 잘 잡혀 있거든요. 작년에 좋아진 게 중심축이 많이 잡히면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는데, 그런 부분을 많이 참조하고 있어요.” 작년 활약을 통해 이제 원태인은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있다. 갓 들어온 후배는 물론이고, 아마추어 투수 가운데 롤모델로 원태인을 손꼽는 이가 적지 않다. 그에 따른 뿌듯함과 함께 책임감도 있을 법하다. “분명히 책임감도 느끼지만 뿌듯함이 더 큰 것 같아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는 선수로 성장했다는 자부심을 느껴요. 그렇지만 그 선수의 롤모델로 남으며 그에 걸맞은 성적을 계속 남겨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어요.” 그는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속 향상도 필요하다”라고 생각한다. 2021시즌 평균 구속은 스탯티즈 기준으로 144.4km/h다. 100이닝 이상을 던진 국내 투수 가운데는 배제성과 함께 공동 4위에 해당한다(1위 안우진 151.5km/h 2위 박세웅 145.5km/h 3위 이민호 145.3km/h). KBO리그만 보면 지금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 다만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능력을 평가하는 20-80스케일로 보면 45점(애매한 평균)에 속한다. 게다가, 작년 메이저리그 평균 구속은 151km/h. 그러면서 20-80스케일의 수치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기준이라면 40점(평균 이하)으로 떨어진다.   “저는 투수라면 구속에 대한 욕심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20대까지는요. 구속을 포기한다는 것은 투수 생명을 포기하는 거랑 같다고 봐요. 옆구리 투수가 아니라면요. 지금 평균 구속은 마음에 들만큼 올라는 왔어요. 그래도 더 올리고 싶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부상 위험이나 제구 등도 고려해야 하니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더 올릴 생각은 있어요.” 덧-1, 삼성 후배 투수 가운데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를 말해달라고 했을 때, “여러 선수가 있지만 왼손 투수 이승현”을 손꼽았다. 이승현의 커브는 원태인도 엄지 척! “그래서 커브를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대충 공을 잡고 이렇게 던지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요령을 알려달라고 해서 저도 그냥 이렇게 저렇게 던지면 된다고 했어요.(웃음)” ​ 덧-2, 고교 3학년이 되는 후배 야구선수들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하자, “이제 드래프트를 앞둔 마지막 1년이니까 다들 열심히 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열심히 하라는 말보다는 고3이라는 압박감에 짓눌려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압박감을 다 내려놓고 자기가 열심히 준비한 것만 잘 보여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니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프로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글과 영상=손윤, 유효상 [출처] 에이스로 성장한 원태인, 그 배경과 조언|작성자 야반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