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타 변호사는 왜 야구공을 잡았나

방송가 스타 변호사 박지훈, 로펌 스타 변호사 강우준. ‘덕업일치’ 꿈 이루기 위해 KBO리그 에이전트로 변신 전문적인 법률·세무 서비스에 심리상담까지 1982년 출발한 KBO리그는 수없이 많은 ‘베이스볼 키드’를 탄생시켰다. 야구는 이들에게 언제나 든든한 친구였다. 어른으로 커가는 과정, 그리고 사회에서 한 역할을 맡기까지 어려울 때마다 야구를 보며 힘을 냈다. 베이스볼 키드 중에서 진짜 선수가 된 경우도 있고 프로 팀에서 일하는 이도 있다. 야구장을 드나드는 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있다. ‘덕업일치’를 이룬 행운아들이다. 2007년 군대에서 법무관으로 만난 박지훈(43), 강우준(40) 변호사는 태어난 곳도 자란 곳도 달랐지만 야구라는 특별한 언어로 금세 단짝이 됐다. 그리고 훗날 꼭 야구와 관련된 일을 함께하자고 약속했다. 10여년이 훌쩍 지난 시간. 박 변호사는 구수한 입담으로 방송가에서 맹활약하는 스타 변호사가 됐다. 강 변호사는 국내에서 첫 손에 꼽히는 대형로펌 김&장에서 10년 동안 몸담은 스타변호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강 변호사는 지난해 김&장을 나와 박 변호사와 손잡고 KBO 에이전트로 변신했다. 야구팬으로 그동안 쌓은 법률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리그 발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깊은 열정과 함께…. 그들이 왜 에이전트가 됐는지 궁금했다.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난 두 변호사는 테이블 위에 있던 야구공과 배트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해맑은 미소는 아빠와 야구 구경나온 아이들 같았다. -각각 분야에서 유명한 변호사인데, 에이전트로 변신한 것이 놀랍다. 강우준(이하 강):  대학 때 매일 야구(서울대 법대 야구부)를 하느라 사법고시 공부를 게을리 했을 때도 있었다. 부모님 눈치가 보여 땀에 젖은 유니폼을 집에 가져가지 못하고 후배 자취방에서 빨기도 했다(웃음). 그만큼 야구를 사랑했다. 특히 그동안 꾸준히 대한체육회 일도 돕는 등 스포츠산업에 관심이 많았다.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됐고, 박 변호사와 12년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함께 손을 잡았다. 박지훈(이하 박):  운 좋게 야구전문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을 맡기도 했다. 우리는 야구팬이면서 법률가다. 우리가 사랑하는 야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고 생각했다. -아직 KBO리그의 스포츠산업은 완성되지 않았다. 강 변호사는 특히 대형 로펌에 있다가 에이전트를 하기 위해 그만뒀다. 솔직히 수입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을 텐데. 박:  변호사 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지난해 연말 MVP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에이전트 회사를 설립했고 선수 7명과 계약했다. 규정상 내년부터 수입이 발생한다. 현재 에이전트로 수입은 0원이다. 그렇지만 에이전트로 일할 때 정말 신나고 행복하고 즐겁다. 강:  저 역시 파트너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변호사로도 더 열심히 활동하며 더 많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는 것이 선수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에이전시가 비즈니스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구단이 잘 되어야 하고, 기업으로서 돈을 벌어야 한다. 우리도 한국 야구산업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선수들에게도 돌아가는 것이 커진다. 머지않아 구단 자체적인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KBO와 구단의 상업적인 의지와 노력도 더 커지고 있고, 그에 따른 리턴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