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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MVP 원태인’이 상징하는 것… 누가 뭐래도 미래들은 진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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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1년 KBO리그 4월 최우수선수(MVP)는 예상대로 원태인(21·삼성)에게 돌아갔다. 후보자 명단이 발표될 때부터 가장 가능성이 높은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고, 기자단 투표(96.9%)와 팬 투표(59.2%) 모두에서 1위에 올랐다. 이변은 없었다.

원태인은 4월 5경기에서 31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1.16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삼성 선발진의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서며 팀의 고공 질주를 이끌었다. 기본적으로 뛰어난 기량, 좋았던 팀 성적 등을 고려했을 때 당위성이 충분한 수상이었다. 한편으로는 이 어린 선수에 대한 대견함 또한 팬들의 선택에 묻어 나왔을 것이다.

경북고를 졸업한 원태인은 2019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은 3년차 투수다. 삼성은 데뷔 시즌인 2019년부터 계속 기회를 주며 공을 들였다. 2019년 112이닝을 던지며 4승을 거뒀고, 2020년에는 140이닝을 소화하며 6승을 따냈다. 물론 승리보다 패전이 더 많은 투수였지만, 원태인은 그 패전 속에서 성장했다. ‘패전 속 성장’이라는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을, 원태인은 각고의 노력으로 완성해나가고 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이 하나 더 있다. 4월 MVP 후보들의 면면이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수들은 원태인을 비롯, 강백호(22·kt), 노시환(21·한화), 고우석(23·LG)이었다. 4명 모두 만 25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이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리그의 슈퍼스타들보다 이 선수들의 출발이 더 좋았던 셈이다.

네 선수뿐만이 아니다. 올 시즌 좋은 출발을 알린 만 25세 이하 어린 선수들이 제법 많다. 또 기존 선수들 못지않은 팀 공헌도와 비중을 짊고 지고 있는 선수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당장 올해 도쿄올림픽 선발이 예상되는 선수들을 봐도 제법 많은 만 25세 이하 선수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마운드가 그렇다. 어린 선발 투수들이 로테이션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는 건 10개 구단 거의 대부분이 동일하다. 필승조도 제법 눈에 많이 보인다. 언론 지면에 예전보다 젊은 선수들이 언급되는 횟수가 많아졌다는 건 실감할 수 있다. 팬들도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선수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2군에 대한 관심은 1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 

과거는 과거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간혹 미화되는 경향도 있다. “예전보다 수준이 떨어졌다”는 말은 일부 야구인들의 단골 레퍼토리다. “요즘 젊은 선수들은…”이라는 말이 항상 붙으며 한탄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1980년대, 1990년대보다 지금 야구 수준이 훨씬 더 높다. 투구 속도, 타구 속도, 타자들의 힘, 정교해진 수비 시프트 등에서 모두 그렇다.

그런 와중에서도 어린 스타들이 매년 나타나고, 또 인내 속에 만개한다는 것은 미래들이 더디지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MVP 후보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흐름을 뚜렷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